약으로서의 커피 / 음용으로서의 커피 / 커피 음용의 확산 / 로스팅의 시작 / 초기 커피 음용법
약으로서의 커피
에티오피아의 아비시니아 고원에서 자생하던 커피나무와 열매는 900년경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커피 발견 초기에는 과실인 체리를 그대로 먹거나, 발효시켜 술로 만들기도 하고 우려서 약용하기도 했다.
이런 이용법은 에티오피아와 홍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아라비아로 전해졌다.
커피에 대해 가장 오래전 기록한 사람은 아라비아의 명의 라제스이다.
그는 900년경 아라비아에서 민간 처방으로 달여서 복용한 아비시니아산 나무 열매즙에 대해 "따뜻하고 담백하며 위에 좋다"라고 기록했다.
커피 음용의 시작은 약으로서의 음용이었다.
당시에는 커피의 과실을 분, 분을 달여 마시는 액체를 반캄이라고 불렀고, 물에 담갔던 생두 껍데기를 우려 일종의 '영약'으로 이용했다.
그 후 100년 뒤에 아라비아의 아비센나는 "이 걸작품은 레몬색으로 색이 밝고 좋은 향기가 나서 매우 좋지만 하얗게 탁해진 것은 좋지 않다. 재료에서 외피를 벗겨내서 습기가 없어질 때까지 건조한 특선품을 쓰면 대단히 좋은 향기를 지닌 것이 된다."라고 '약용'이지만 향기가 좋은 '음용'으로써 시초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 커피(분)는 에티오피아에서 가져온 이국적이며 진귀한 약물로서 고가에 판매되었다.
음용으로서의 커피
이후 수세기 동안 커피는 잊혀진것처럼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마침내 커피가 식용으로서 처음 나타난 것은 이슬람교 고승들에 의해서다.
그들의 밤새 기도하는 '데르비시'라는 종교의식에서 졸음을 깨우는 귀한 음료나, 코란에 금지되어있는 술을 대신하는 음료로 몰래 음용되었다.
오랜 세월 커피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이라크, 이집트, 터키에 회교사원 안에서 밤의 기도에 들어가기 전에만 마시는 것으로 의식화되었으며 외부로의 반출이 엄격히 금지되었다.
커피음용의 확산
1454년 이슬람 교권 신자들에 의해 음용되며 서민에게로 음용이 확대되었다.
1450년대 고승 게마레딘게 마 레딘 전설에서는 '아라비아 예멘에서 태어난 고승 게마레딘이 국경 아프리카 연안을 여행하며 커피가 음용되는 걸 알았다. 아덴으로 돌아오는 도중 약으로 생각하고 가져온 커피를 마셔보니 체력이 회복되고 원기가 솟아났다. 커피의 효능을 알게 된 그는 아덴으로 돌아온 뒤 밤새도록 기도하는 회교의 수도사나 신앙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추천했다. 커피는 급속도로 예멘에 퍼졌다.'라고 한다.
일반사람들이 음용하게 된 커피는 요즘 말하는 터키 커피이다.
커피는 1605년 로마 교황 클레멘스 8세에 의해 그리스도 교도도 커피를 마셔도 좋다는 '커피 세례'를 받기 전까지는 회교도만의 음료였으나 이후 유럽 그리스도교권의 각국에 음용이 전파되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독자적 커피 문화와 음용법이 확립되어 갔다.
로스팅(roasting)의 시작
커피콩을 볶기 시작한 연대는 확실하지는 않다.
회교사원에서 비약으로 이용된 초기엔 로스팅을 하지 않은 채 생 커피콩을 그대로 부수어 끓여서 우려냈다.
로스팅 하기 시작한것은 1300년대 이후로 본다.
어떠한 계기로 커피콩을 굽거나 태우면 주변에 커피 볶은 향기가 가득하고 이것을 부수어 우려내면 향기가 훌륭하고 단맛이 나며, 마신 뒤 각성효과가 한층 더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커피를 로스팅한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1454년 커피 음용이 일반 이슬람교도에게 개방되어 각지에 전파되고 대부분 로스팅된 커피 진액을 마셨다.
로스팅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한 설이 몇가지 있다.
산불설
: 산불로 탄 커피 과실에서 좋은 냄새가 나서 이것을 부셔서 우려 봤더니 매우 맛있었다.
발아 방지설
: 회교사원의 비약으로 이용되며 외부로 유출을 관리하던 시기에 열매를 몰래 반출한 사람이 있어 방어책으로 커피콩 발아를 억제하기 위해 가열하던 중 불이 너무 세서 눌어붙자 좋은 향기가 감돌았다.
가열 실패설
: 커피콩을 달여 마시다가 우연히 수분이 날아가 눌어붙자 좋은 향기가 주변에 감돌게 되었고 시험 삼아 이를 끓여 마시며 로스팅을 시작하게 되었다.
각각 납득가는 설이지만 회교사원 안에서 달이고 있을 때에 콩을 볶은 후에 달이면 어떻게 될지 시험해보니 맛과 향기가 깊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것이 로스팅을 시작한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 커피 음용법
사르타나 커피(키슈르)
: 약용되던 무렵 벼락으로 익은 콩을 맷돌 같은 것으로 분쇄해 물에 담근 뒤 달이거나 가열한 물에 넣어 달여 마셨다.
초기에는 콩과 과실 자체, 즉 외피의 실버 스킨이라 불리는 얇은 막을 포함한 전부를 달였다.
달인 커피를 현재 사르타나(혹은 술탄) 커피라고 하는데 가장 원시적 커피 음용법이다.
이 방법에서 아직 콩은 로스팅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출된 커피색은 레몬색 정도로 추측된다.
터키 커피
: 로스팅 시작 이후 볶은 콩을 부순 뒤 물을 넣어 우려내서 가루채로 커피 그릇에 옮겨 윗부분의 맑은 액체를 마셨다.
이른바 현대의 '터키 커피' 음용법이다. 이 음용법은 현재에도 행해지고 있다.
커피가 유럽 그리스도교권으로 전파된 후에 터키 커피라고 불리는 커피 타는 법과 음용법은 1750년대가 될 때까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같은 방법으로 같은 맛의 커피가 음용되었다.
이 음용법이 계속된 이유는 우선 원료인 커피콩이 음용에 가장 적합한 아라비카종이었기 때문이다.
이 콩은 아라비아의 예멘에서 재배되고 있었는데 현재 모카커피로 불리는 양질의 콩으로 유명하다.
'귀부인과 같이 귀품 있는 맛, 우아한 향기가 독특한 풍미를 형성해 바디도 있고 순한 맛과 부드러운 신맛은 배합용으로도 정평이 나있다'라고 대중에게 평가받았기에 오랜 시간 같은 방법으로 음용해도 충분히 맛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이슬람 교권 내에서 음용될 때 미각적인 것보다 의식적인 음용법이 중요했기에 커피 타는 법과 음용법이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은 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아라비아나 터키에서 현재에도 전통적이며 의식적인 터키 커피 스타일로 커피를 마신다.
터키 커피는 주문을 받은 다음 특유의 긴 손잡이가 달린 놋쇠 포트에 볶아서 잘게 분쇄한 커피콩과 물을 넣어 살짝 가열한다.
포트를 불에서 내려 작은 컵에 따른 뒤 가루가 바닥에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윗부분의 맑은 액을 마신다.
지인을 대접할 때 생두를 볶는 것부터 시작해 이를 분쇄하고 커피를 타서 마실 때까지 2~3시간이 걸리는 의식적인 음용법이다.
여기에 계피나 정향을 넣고 작은 찻잔에 따르면서 향유고래에서 채취한 향료인 용연향 한 방울을 더하기도 한다.
터키 커피는 뜨거운 커피를 양 입술을 좁혀서 찻잔 테두리에 혀끝을 대고 아주 조금씩 마신다.
마시는 도중 그릇 안의 가루를 휘젓는 행위는 완성도를 망치는 품위 없는 행동으로 금지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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